번호 : 190
글쓴날 : 2001-06-21 03:56:51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1499

[성명] 인권단체 공안탄압 반대 시국 기자회견문

기 자 회 견 문 


날마다, 그리고 말끝마다 '구속·수배·엄단'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조폭이나
마약사범이 아닌 '노동자'이다. 왜 정부는 노동계를 향해 칼을 빼들었는가? 김대중
정권의 실정에 등을 돌린 노동계에 대한 분풀이인가? 노동자에게 쥐어준 것이 없는
정권이기에 그에 대한 추궁을 받자 오히려 버럭 화를 내는 것인가? 대화와 타협을
할 의사와 능력이 없기에 힘으로 해결하자는 것인가? 김대중 정권의 노동자 사냥은
기본적 인권과 민주주의의 옹호와 실현을 외쳐온 입과는 전혀 다른 행동이기에
우리 인권단체들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구태(舊態)를 재발견하며 씁쓸함과
분노를 참을 길 없다.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계 지도부에 대한 일제 검거령은 분명 시대착오적인
폭거일 뿐이다. 이같은 발상은 노동운동의 씨를 말리겠다는 매우 위험하고도
가당치 않은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장시간·저임금 노동에 허덕이는 비정규직
노동이 확대되는 한, 그리고 사용자의 불법 부당 행위 앞에 노동자의 모든 권리가
짓밟히고 있는 한 결코 소멸될 수 없는 것이 노동운동임을 정부는 알 것이다.
정부의 지도부 검거령은 불 난데 부채질하는 형국으로 노동자들의 분노를 키우기만
할 것이 불을 보듯 명백하다. 

집회·시위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압박은 중단되어야 한다. 바로 어제 경찰청장은
'폭력 시위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앞으로 도심 주요도로에서의
집회·시위는 신고단계에서 금지하거나 제한할 거라고 발표했다. 정부의 현
사고방식대로라면 대한민국에선 파업도 시위도 집회도 존재할 수 없다. 폭력시위에
대한 우려만으로도 무조건 금지요, 집회의 내용 자체에는 일절 관심이 없는
평화시위 타령이 정부의 레퍼토리다. 파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불법 파업이므로
엄단하겠다'는 여론공세를 취하고, 초를 다투어 공권력을 투입하고, 해산 후에는
지도부를 사법처리하는 것이 정부의 법칙이다. 이같은 형국에서 노동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생존할 권리를 외치는 노동자들에 대해 집회·시위 및
결사의 자유 박탈로 맞서려는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는 노동계에 대한 선전포고를 철회하고 진지한 의견 수렴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 지난 5월 유엔의 중요한 인권기구인 사회권위원회는 "파업행위를
범죄시하는 (한국)정부의 접근방식은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 지적하고
"파업권을 행사하는 노조에 대한 형사소추를 중지할 것"을 우리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이런 유엔 인권기구의 권고에 배치되는 상황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대우차와 울산 효성 공장에 대한 경찰력 투입,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핵심 간부들에 대한 검거령, 파업을 끝낸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집행부 구속,
파업중인 병원 노동자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 여기서 드러나는 정부의 태도는
노동조합을 범죄조직으로, 노동자를 조직폭력배로 취급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력감축 위주의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고통받아온 노동자들을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말라. 

이에 우리 인권단체들은 김대중 정권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 단병호 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들에 대한 일제 검거령을 철회하라. 
-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 정부는 노동계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진지한 의견 수렴과 대화에 나서라. 


2001년 6월 19일 

NCC인권위원회,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준)(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의사회),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광주인권센터,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울산인권운동연대,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북평화인권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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